[재테크iN]연말정산, 오해 말아야할 3가지 '조언'

머니투데이 김재영 기자][재테크iN] 이맘때면 연례행사처럼 연말정산에 관한 기사나 정보가 넘쳐난다.

하지만 절세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면 자칫 더 큰 돈을 쓰게 되는 수도 있다. 연말정산에 숨어 있는 3가지 포인트를 짚어본다.

1. "신용카드 이번달에 쓰세요.- 소비를 환영합니다."

매년 11월은 당해년도 연말정산을 위한 신용카드(현금영수증 포함) 사용 마감 시한이다. 신용카드 연말정산은 전년 12월1일부터 당해년 11월30일까지 1년간 사용액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11월이 되면 연말정산 관련 전문가들이 이왕 쓸거면 미리 당겨쓰라는 말을 곧잘 하는 것을 듣게 된다.

하지만 착각하지 말아야할 것은 당겨쓰는 것이 돈을 버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총 신용카드 사용액이 총급여액의 15%가 되지 않으면 한푼도 공제되지 않는다. 국민은행의 원종훈 PB(세무사)는 "소득공제 받으려고 신용카드를 몰아서 쓰다보면 자칫 배보다 배꼽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봉이 4000만원인 직장인이 800만원 어치를 써봐야 정작 환급 받는 돈은 7만48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백화점에서 1만원짜리 상품권 한장을 받으려고 십수만원 어치 물건을 더 사는 꼴이다.

모 세무법인의 세무사는 "직장인들이 받을 수 있는 소득공제중 가장 큰 것이 신용카드 사용액이다보니 직장인들이 큰 관심을 갖지만, 정작 이 제도는 사업자의 세원을 파악하기 위해 만들어진 점에서 보듯 큰 절세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2. "영수증 꼭 챙기세요. - 헛수고가 될지도 모릅니다."

연말정산과 관련, 많이 듣는 조언중 하나가 무조건 영수증을 모으라는 것이다. 물론 소득공제를 인정받으려면 관련 영수증을 증빙, 제시해야한다. 그러나, 신용카드나 현금으로 물건을 샀다고 해도 모든 품목이 소득 공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자동차 구입비와 고속도로 통행료 등은 영수증을 챙겨도 소득공제가 되지 않는다.

해외에서 사용한 금액도 공제대상에서 제외된다. 아파트 관리비나 텔레비전 수신료, 건강보험료, 연금보험료 등도 신용카드 사용 공제액에서 제외된다. 더구나 신용카드 사용액(현금영수증 포함)이 총급여액의 15% 이상을 넘지 않으면 영수증을 챙겨봐야 헛수고다. 소득공제 기본 금액을 채우지 못한 탓이다.

영수증을 챙길 시간에 차라리 "가족을 잘 챙기는 것이 절세 포인트"라는 지적도 나온다. 원 세무사는 "자잘한 영수증보다는 1인당 100만원이 공제되는 가족들을 잘 챙기는 것이 더 큰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배우자, 부양가족, 장애자, 자녀 등 인적공제 대상에 해당하는 가족이 있는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영수증 모으느라, 수고했다고 세금을 깎아주지는 않는다.

3. "간편해졌습니다. - 정 귀찮으면 안해도 됩니다."

해마다 하는 연말정산이지만, 그때마다 새롭고 복잡하다. 바뀌는 사항이 생기는데다, 해석이 애매한 경우가 적지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인적공제시 등장하는 소득금액 100만원의 의미는 왠만한 '실력'이 아니고선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 인적공제는 그 대상의 소득 금액이 100만원을 초과하면 공제되지 않는다.

여기서 소득금액은 총 수입금액이 아니라, 필요경비를 제외한 금액이다. 예컨대, 근로자의 경우는 연봉에서 근로소득공제를 뺀 금액이 소득금액이 된다. 올해의 경우, 근로소득공제액이 600만원이기 때문에 연봉 기준 총 700만원이다.

이밖에도 공제 대상 항목인지 아닌지 애매한 항목이 적지 않다. 그런데도 정부는 늘 납세자에게 설명과 홍보를 하는데 인색하다. 국세청은 연말이 되면 절세에 관련된 책자를 만들어 서점에서 돈을 받고 판매한다. 세금 한푼 아껴보려는 마당에 돈을 주고 사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김재영기자 j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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