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적으로 볼 때 인간에게는 여러 가지 성격장애가 있다. 그 중에 가장 흔한 것 중의 하나가 자기도취(Narcissism)이다. 자기도취란 희랍신화에 나오는 나르시스 (Narcissis)가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도취되어 그 연못에 빠져 죽었는데, 신이 그를 꽃으로 변화시켜 물가에 자라게 해 주었다는 신화에서 그 어원이 생겨났다.
자기도취자는 자기 자신에게 도취 흡수되어 자기 이외에는 관심을 갖지 못하며, 따라서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다. 이러한 사람은 겉으로 보기는 별문제가 없고, 사회생활에도 무난히 적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자기도취자는 매사에 자기중심적이고, 매우 야심적이며 또한 과대망상적이다. 그러므로 이들은 자기가 뛰어난 미모를 지니고 있으며, 우수한 두뇌에다 빼어난 지략을 소유한 수재라고 생각한다. 그뿐만 아니라 부(富)와 권세, 명예까지 고루 갖추어 사람들로부터 추앙을 받는다는 환상에 사로잡혀있다.
이들은 이 같은 환상이 현실과 다르기 때문에 이를 유지하기 위하여 갖은 노력을 다하며, 여의치 못할 때에는 심한 열등감과 불안에 사로잡힌다. 또한 이들은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고 따라주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자신을 배척하는 적(敵)으로 간주한다. 이런 사람들은 성공을 해도 만족하지 못하고 항상 공허와 불만으로 포만감(飽滿感)을 느끼지 못한다.
자기도취자는 항상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남의 일에는 무관심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어려운 처지나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또 남을 이용할 대로 이용하고는 헌신짝처럼 버리고 거리낌 없이 잊어버린다. 뿐만 아니라 투기심이 심하여 타인이 잘되는 것을 참고 보지 못한다. 그러니 우수한 사람은 곁에 두고 보지 못하며, 자기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도 성공적인 사람과는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자기도취자는 자기 주변에 유능하고 직언을 잘하는 사람을 두고 볼 수 없으며, 능력보다 성실한 맹종적 추종자를, 바른말보다 동조하는 말을 선호한다. 그러니 민주적 타협보다는 억압적 권위주의에, 수평관계보다 수직적으로 군림하는데서 쾌감을 느낀다. 그래서 자기도취자는 지속적이고 깊이 있는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가 없다. 그러니 이들의 생활 또한 항상 무료하고 공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상과 같이 극단적인 예는 아니라 할지라도 사람들은 누구나 어느 정도의 자기도취 증상이 있다는 사실이다. 즉 정상인도 자기도취적 과대망상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있고, 어느 정도 성공을 이룩했음에도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고, 타인의 성취를 시기하고, 자기중심적 아집으로 대인관계가 원만치 못한 경우가 많다. 또 남의 어려움에 무관심하고, 자만심으로 남의 위에 군림하려 하고, 바른말을 경청할 아량이 없이 맹종 적 아부를 좋아하며, 남을 이용하고는 그 공에 보답 하기는 커녕 양심의 가책도 없이 쉽게 배신하는 등 나르시즘(Narcissism)적 성향은 정상인에게도 얼마든지 있다. 다만 자기도취자들은 이모든 증상을 모두 가지고 있고, 그 정도가 심하여 타인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상인과 차이가 있을 뿐이다.
현대인들은 물질만능의 각박한 생활환경 속에서 남을 돌볼 수 있는 정신적 여유가 없고, 더구나 이타적 양보나 보시(布施), 겸양심(謙讓心), 안빈낙도(安貧樂道)와 같은 전통적인 미덕은 사라지고, 이 같은 병리 현상은 확대 심화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사람이 자만하여 나만 알고 남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갖지 못한다면 결과적으로 자신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없을 것이니, 이러한 차원에서 나르시즘(Narcissism)은 하나의 사회적 병리현상임에 틀림이 없다. 이 같은 병리현상에서 벗어나는 길은, 사랑을 알고 사랑을 실천하며 성장하게 하는 길밖에 달리 왕도가 없으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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