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단순한 코감기가 아니예요.

 

비염, 단순한 코 감기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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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로 부모의 손을 꼭 붙잡고 들어오는 아이들은 대부분 표정이 굳어 있다. 진맥을 위해 손이라도 잡을라치면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마지못해 손을 내민다. 그래도 손을 잡는 것은 수월하다. 더 자세한 진맥을 위해 입도 벌려보고 코도 보려고 기구를 가져가면 아이들은 고개를 내젖고 버둥거리며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하지만 진료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미소를 짓는 아이들. 아이들의 목과 코를 살피는 진료가 수월하진 않지만,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코 감기가 오래간다면 비염을 의심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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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늘 감기를 달고 살아요.” 이 말은 진료를 하면서 엄마들에게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이다. 감기가 자주 걸리는 아이들은 심하면 한 달에 한두 번씩은 꼭 감기, 콧물, 가래, 기침을 반복한다. 감기약을 먹이면 조금 나아지는 듯 하다가도 다시 증상이 반복되곤 한다. 심지어 증상이 2~3주, 혹은 몇 달간 계속되는 경우도 있다. 반복적으로 코감기에 자주 걸리는 아이들은 일반적인 감기가 아닐 수도 있으므로 비염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열은 없는데 맑은 콧물과 누런 콧물이 자주 나오고, 가래와 함께, 자면서 기침을 하는 아이들은 비염일 가능성이 높다.


감기가 오래가는 것이 단순히 아이의 체력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여기고 보약을 먹이면 좋아질 거라는 기대감으로 한의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보약으로 면역기능이 회복되면 감기에 걸리는 횟수가 줄고, 감기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단순히 보약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만성 비염, 축농증 등의 질병일 수 있으므로, 병의 증상을 엄마가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아이가 아토피, 천식 등의 알레르기 질환을 앓은 경험이 있거나, 가족 중에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4~5세 이하의 어린 나이부터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비염에 끄덕없는 면역력을 키워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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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성 비염이란 콧속의 점막이 이물질(알레르겐)에 대해 면역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이 생기면 재채기를 연속적으로 하게 되고, 맑은 콧물이 흐르고, 가려움증으로 눈과 코를 문지르고, 코막힘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콧물이 탁해지고 축농증으로 커져서 코막힘이 심해지고 두통이 생기게 된다. 비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주의집이 떨어지고, 기억력 감퇴, 학습능력의 저하, 잦은 코피 등의 학습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한의학적으로 단순히 코만의 문제가 아니다. 폐장의 기, 비장의 후천적인 기, 신장의 선천적인 양기가 허약해, 전반적인 면역력이 떨어져 나타나는 증상으로 본다. 치료도 콧물, 코 막힘만을 해소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비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아이의 전반적인 몸 상태를 고려하여 폐 기능, 비위 기능, 신장 기능을 회복시켜야 한다.

철저한 생활환경 관리는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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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성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먼지 등의 외부자극 요인을 피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상식이다. 여름에는 에어컨 바람이나 급격한 온도 변화, 찬 음료나 아이스크림이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하므로 주의한다. 깨끗한 물, 신선한 공기, 무공해 음식, 정서적 안정은 알레르기성 비염에서도 필수 요건이다. 아무리 바쁘고 시간에 쫓기는 생활이라 하더라도 소중한 아이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은 다시 한번 체크해야 한다. 알레르기에 취약한 체질로 만드는 인스턴트 음식과 인공 화학조미료들이 첨가된 음식은 피하고 천연 먹거리로 아이 밥상을 차려야 한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클릭 한 번이면 새로운 물건을 살 수 있을 만큼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이다. 하지만 한번 잃어버린 아이들의 건강은 물건을 사듯 간단하게 회복시킬 수 없는 노릇이다. 미래를 이끌어갈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에게 늘 사랑을 가지고 꾸준한 관심을 보이자. 타고난 체질이 약하더라도 엄마가 어떻게 돌보느냐에 따라 아이가 건강하게 자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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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8월 함소아 소식지
글 / (전) 강남 함소아 한의원 원장

(현) 자연담은한의원 김기준 원장 http://nature-clinic.com/grow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