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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챙기자

[스크랩] 청국장, 좋은 성분 다 모인 ‘보신 백화점’

by scope 2006. 3. 18.

청국장, 좋은 성분 다 모인 ‘보신 백화점’
햇콩으로 만든 청국장을 휴대용으로 말리다.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전희식(nongju) 기자   
▲ 청국장을 대 바구니에 짚을 깔고 아랫목에서 띄웠다.
ⓒ2004 전희식
드디어 청국장을 다 만들었다. 군불을 바짝 때고서 콩을 푹 삶아 아랫목에 묻어둔 지 사흘 만에 뜨기 시작하더니 이틀쯤 더 아랫목에서 나무주걱으로 뒤집어 주니 완벽하게 청국장이 되었다. 청국장이 뜨면서 솔솔 나는 약간 역겨운 냄새는 내 코에 친숙해져서 아무렇지도 않았다. 더구나 이 냄새가 청국장을 청국장이게 하는 핵심인데 싫을 리가 있겠는가.

다른 해와 달리 올해는 이 청국장을 바짝 말렸다. 대 바구니에 깔았던 짚을 하나씩 떼어내고 삼베 보에 널어 깨끗하게 말려 병에 넣었다. 제법 큰 병에 세 병이 나왔다. 이제 손쉽게 가지고 다니면서 틈틈이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올 햇콩이 워낙 충실했고 청국장 만드는 일도 해를 거듭할수록 익숙해져서 말린 청국장을 몇 톨씩 한 입에 털어 넣고 꼭꼭 씹으니 고소한 맛이 아주 그만이다.

두고두고 청국장을 만들 콩은 마루에 엄청 쌓여 있다. 두어 가마는 팔려고 내 홈페이지에 내 놨다.

▲ 도리깨 콩 타작도 힘들었지만 풀씨나 흙을 체로 걸러낸 다음 밥상위에 콩을 좍 깔고 음악을 듣거나 티브이 보면서 구부려 잡티 가려 내느라 허리가 아팠다.
ⓒ2004 전희식
특별히 올해 서둘러서 청국장을 만들고 더구나 말려서 먹기로 한 것은 지난달 티브이뉴스에서 청국장이 홍삼보다도 더 좋다는 이야기를 해서였다. 무심코 티브이를 보는데 진행자가 그러는 게 아닌가. 그 비싼 홍삼보다도 청국장이 더 좋다니 나는 귀가 번쩍 뜨였다.

아는 사람이 권해서 홍삼엑기스를 물에 타서 먹은 적이 있는데 박카스 병 꼭 반 만 한 홍삼엑기스 한 병이 3만4000원이나 한다는 것이었다.

그 뉴스를 듣기 전에도 청국장이 몸에 좋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홍삼보다도 좋다는 말에 당장 올해 청국장을 산더미로 만들어야지 싶었던 것이다. 몸도 예전 같지 않고 쉬 피로해지는데다 다들 성인병, 성인병 하니 그 예방에 특효라는 청국장을 1년 내내 먹어보자 싶었던 것이다.

올해로 꼭 10년을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은 땅에서 콩이 큰 풍년을 맞고 있었다. 마침 우리 집에서 ‘길동무’ 보따리학교 가을학기를 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여러 명 와서 농사체험 중이었다. 그때 도리깨로 콩 타작을 다 했다.

콩 타작 하면서 옛날에 곰보를 보면 ‘너 콩밭에서 엎어졌구나.’라고 놀렸다고 했더니 이 아이들이 곰보가 뭐냐고 되물었다. 천연두가 이제는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졌으니 모를 수밖에.

그래서 나는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라든가 ‘나뭇가지에 앉아 있어도 비둘기 마음은 콩 밭이다’라는 속담들을 가지고 애들이랑 놀았었다. 애들이 그 정도는 다 알고 있기에 ‘벼락에 콩 구워먹기’가 뭔지 아느냐고 했더니 아무도 몰랐다. 신이 난 나는 콩과 관련된 속담이란 속담을 다 동원했다.

▲ 잘 말려 병에 넣은 청국장
ⓒ2004 전희식
‘볶은 콩에서 싹 날 줄 아느냐’도 몰랐고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안 믿는다’라는 속담은 아는 놈도 있고 모르는 놈도 있었다. ‘콩을 팥이라 해도 믿는다’는 속담을 소개하면서는 사람에게 신용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을 하기도 했다.

청국장이 청나라에서 유래했나 싶어서 인터넷을 찾아 봤더니 그게 아니고 고구려 때부터 먹었다는 기록이 나왔다. 한자말도 청국(淸國)장이 아니라 청국장(淸麴醬)이었다. 푸른색 누룩으로 된 장이라는 뜻이다.

원래 찌개용 청국장은 삶은 콩을 아랫목에서 띄운 다음에 절구에서 소금이나 고춧가루를 넣고 살짝 찧어서 보관하는데 나는 가져 다니면서 먹으려고 찧지도 않았고 아무것도 안 넣고 그냥 말렸다.
청국장 발효 특유의 냄새 중 하나가 바로 이 암모니아 냄새이다. 암모니아 냄새로 인해 잡균의 증식이 억제되는 유익한 효과가 있다. 청국 장 발효가 일어나면 대두가 갖고 있던 원래의 유익한 물질과 더불어 전에 없었던 새로운 물질들이 만들어진다. 고분자 핵산, 갈변물질, 단백 질 분해효소(혈전용해제), 끈적끈적한 점질물질(polyglutamic acid) 등이다.

또한 대두가 분해되면서 그것을 먹이로 미생물이 증식하고, 각종 항암 물질, 항산화물질, 면역증강물질과 같은 생리활성물질이 만들어진다. 청국장을 먹는다는 것은 결국 수백억 마리의 청국장 발효균주, 각종 효소, 생리 활성물질을 먹는다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된다.

청국장 효능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정장 효과이다. 변비나 설사는 장(腸)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인체의 신호이다. 30g의 청국장을 섭취하면 300억 마리의 유익 균을 먹게 된다.

또한 대두에는 5% 이상의 섬유질이 풍부하게 존재한다. 청국장 발효 균주와 섬유질의 복합적인 효과에 의해 장이 건강하게 되고 변비와 설사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정제식품을 많이 먹는 현대인에게는 섬유질, 비타민, 미네랄이 쉽게 부족하게 된다.

이들 조절영양소가 부족하면 열량을 내는 탄수화물, 지질, 단백질이 완전분해가 안되어 지방으로 축적되고 비만이 된다. 반면에 조절 영양소가 풍부한 청국장을 먹게 되면 신진대사 기능이 촉진되어 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청국장의 레시틴, 사포닌은 혈액 속의 과도한 지방을 흡수, 배출하여 비만을 막아준다.

그 밖에도 청국장에는 제니스테인, 단백질 분해효소, 사포닌, 파이틱 산과 같은 항암물질이 풍부하여 암 예방효과가 있다. 청국장의 바실루스 단백질 효소는 혈전용해제로서의 효과가 있어 중풍을 막아준다. 이렇듯 청국장의 섭취로 많은 성인병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찌개로 끓여 먹으면 미생물과 효소의 활성이 파괴되어 상기 (上記)의 효과를 빠른 시간에 기대하기가 힘들다. 이러한 효과는 청국장 을 ‘생’으로 먹을 때 빨리 느낄 수 있다.

콩의 사포닌은 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사포닌과 같은 식이섬유에는 유해성분이 장 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을 줄이고 유해성분을 흡착해서 독성을 약하게 하는 작용이 있다. 또한 청국장은 끈끈한 실의 주된 구성 성분인 polyglutamic acid가 항암물질의 운반에 관여할 뿐 아니라 그 자체로도 항암능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역주. 인터넷 지식 자료실에서)
전희식 기자는 10년 전 전라북도 완주군으로 귀농하여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홈페이지 '농주의 귀농일기'(nongju.net)를 운영하면서 일과 놀이와 휴식이 하나된 삶을 추구한다. 생명의 농사 뿐 아니라 대안교육과 대체의학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영성수련과 시민운동을 함께 하고 있다. 최근 귀농 10년을 결산하는 <아궁이불에 감자를 구워먹다>라는 책을 냈다.
출처 : 낙송의 집
글쓴이 : 낙송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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